- 스포 주의 -
제70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였으며, 2017 봉준호 감독의 영화이다. 영화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소녀와 동물의 순수한 사랑을 바탕으로 위험천만한 모험과 절박한 구출극을 오가는 다채로운 면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믿고 보는 봉준호, 이번 영화도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봉준호 감독만의 사회 비판적 메시지, 꼼꼼한 디테일, 남들과 다른 기획과 연출을 기대하며 보게 되었다. 사실 '옥자'를 처음 볼 때는 그동안 다뤄왔던 주제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해서 흥미는 그렇게 없었지만 영화를 보면서 그 상황에 몰입할 수 있었다. 영화에서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닌데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동물 실험의 측면을 자세히 다루어 경각심을 갖게 만들기 좋았다. 축산 과정이 잔인하고 끔찍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생명의 소중함보다는 식량으로 취급하고 죽이고 가둬놓는 장면들이 인상 깊었다. 동물 보호나 동물 실험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관심을 갖고 개선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면서 기업 입장과 동물 보호 단체의 입장 두 가지 관점으로 보게 되었다. 값싸고 좋은 돼지고기를 공급하기 위해 슈퍼 돼지를 만들어 판매하는 것은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이득이다. 소비자들도 값싸고 질 좋은 고기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돼지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도구 이하로밖에 취급되지 않는다.
영화 결말은 해피엔딩을 기대할 수는 없었지만 결말이 조금 애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열린 결말이기에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을 더 포함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제 동물 실험에서 모두 해방이야' 식으로의 결말이었다면 실망했을 것이다.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못하기에 판타지적인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열린 결말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뻥~ 뚫리는 사이다 같은 느낌을 원했으나 받지 못했다.
우리가 동물 실험에 관심을 갖고 막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이런 영화를 보고 잠시 관심만 가질 뿐, 세상에는 이미 희생되고 있는 동물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슈퍼돼지, 가축을 기르는 데는 엄청난 배설물과 많은 사료양이 든다. 가축들이 배설하는 과정에서는 배기가스가 배출되어 환경오염이 심화된다. 이런 점에서 봤을 때 슈퍼 돼지를 창출해 사업을 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손해이기도 하고, 식량 측면에서 봤을 때는 값싸고 품질 좋은 돼지고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이득이다. 10년간 세워온 CEO의 프로젝트에 손해를 만든 미자. 미자의 행동은 누구나 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회사 전체에게 리스크를 먹인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현실적으로 보면 깨진 유리창 값, 망가뜨린 수리비만 해도 "누가 보상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자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달리기가 빠르다. 산 속에 살면 저렇게 다 달리기가 빨라질까? 기초 체력이 있어서 가능한 일인 것 같다.
궁금한 점은 왜 미자는 휴대폰이 없는 것인지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할아버지랑 사는데 누가 개통을 해줄 수 있을까. 옥자를 키우면서 미자는 많은 정이 들었다고 하지만 은근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슈퍼돼지를 겁내지 않고(덩치가 엄청 차이 남) 친구로 지내고, 옥자가 끌려간다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서울도 혼자 가고 모르는 사람이 말 걸어도 무서워하지 않고 꿋꿋하게 옥자를 지켜내는 모습은 강인하다고 생각한다.
옥자랑 같이 오래 살았다고는 하지만 지킬 정도의 애정인가라는 의심이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병아리를 키운다고 해서 지금 생각해보면 병아리가 닭이 되었을 때 잡아먹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 애완동물처럼 계속 기를 것인가? (죽을때까지?) 계약서에 적혀있는 대로 양육이 다 되었기 때문에 데려갔을 뿐인데 미자의 독단적인 행동으로 계약 위반을 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미자도 어른이 되면 옥자랑 평생 함께 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어른이 되고 나서 자신의 선택을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 그건 모르는 일이긴 하다만,,
비밀 동물 보호 단체 'ALF', 처음에는 보호단체인데 더 악당 같은 느낌을 받았다. 좋은 취지이고, 옥자(슈퍼돼지)들의 고통을 알리고 관심을 갖게 하는 것 좋다고 생각했지만 호감이 떨어지는 행동들이 많이 보였다. "다치지 않아요!" 하면서 아수라장 만들고 평범한 시민들의 삶에 피해를 준 느낌, 동물을 보호한다고 해서 사람을 보호하지는 않는가보다. 리더가 동료를 패는 장면은 보기에 조금 그랬다. 영화는 영화로만 봐야 하는 부분도 몇 가지 있었던 것 같다.
기업 입장에서 그들은 정말 테러리스트이다. 내가 만약 슈퍼돼지를 구입하는 소비자 입장이거나, 슈퍼 돼지 프로젝트에 투자한 입장이라면 이 단체를 엄청 부정적이게 생각했을 것이다. 유전자를 조작해서 만든 슈퍼돼지, 식품이지만 시민의 먹을 기회를 박탈한 것이기 때문에 잘못된 부분도 있다고 본다. 사실 어느 쪽이 맞다 틀리다고 단정을 짓지 못하는 이유는 지금 살아가는 순간 속에서도 고기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으로 공급될 동물들은 어차피 목숨을 잃는데, 동물의 권리는 언제, 어디까지 보호해야 할까?
신선한 주제였고 보면서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였다.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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